어제 버스 안에서 뒤늦게 본 <나가수>. 검색해보니 순위는 장혜진, 윤민수, 인순이, 김조한, 바비킴, 자우림, 조관우 순이었다.
장혜진은 평이했다. 원곡의 해석도, 연출도, 퍼포먼스도 전부 그랬다. 딱 기대한 만큼이었다. 나쁘지는 않았다. 하지만… 회차를 거듭할 수록 기대는 적어진다.
나쁜 건 윤민수였다. 그 단순한, 아니 단세포적인 곡의 해석은 <그리움만 쌓이네>를 초울트라 찌질한 노래로 전락시켰다. 하지만 요즘 청중을 상대해온 요즘 가수니 그게 자연스런 것인지도. 조금 슬퍼졌다.
나의 1위는 단연 인순이였다. 역량도 역량이지만 여러 면에서 <나가수>라는 게임에 너무 잘 맞는 가수다. 여자에겐 나이가 적이지만 아티스트에겐 나이가 동지다. 그런 생각이 들었다.
김조한은 엔터테이너다.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보인 건 좀 오버다 싶었지만. 스타일의 폭이 아주 넓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.
바비킴과 조관우는 <나가수>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가수들이다. 강한 개성은 소구대상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. 문화다양성에 크게 기여하는 아티스트들이지만, 이 게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. 기획하는 쪽에서도, 스스로도 알았을 것이다. 알고도 출연을 결정했겠지. 왠지 조금 짠해진다.
자우림의 퍼포먼스는 보는 내내 감탄사가 터졌다. 어!? 터허~ 요것봐라? 하하하~ 등등등. 한 마디로 요약하면 게임의 룰을 거부하는 발칙함. 이거야말로 스피릿 오브 락 아닌가! 비굴하게 게임의 시녀가 된 장혜진과는 완전히 극과 극. 나의 2위였지만, 속으로 박수는 가장 많이 쳤다.
마지막으로 한 마디. <나가수>가 가수들에게 남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다. 하지만 다양성을 잃어버린 작금의 가요계와 대중들이 되찾고 상기해야 할 것은 좋은 가수가 아니라 좋은 노래다. 그것이 <나가수>의 가치다.